홈테이블데코페어

2022. 12. / 코엑스

RKRN의 10년 후 모습을 상상하며 2022년 4분기가 시작할 때쯤 10년 로드맵을 그려봤어요. 그중 국내 전시회 참가는 브랜드 5년 차 2025년쯤으로 계획되어 있었는데요. 운이 좋게도 계획보다 앞서 전시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혹은 계획적으로 참가한 전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홈테이블데코페어’는 3년 차 이내의 작가를 지원하는 ‘NEXT CREATORS’ 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고, RKRN은 마지막 기회이기에 참가 신청을 미룰 이유가 없었습니다. OVSYSTEMS 쇼케이스와 커스텀 가구 제작으로 바쁜 10월을 보내던 중에 코로나에 걸리며 힘들고 정신없는 사이에 얻은 좋은 기회였습니다. 현장에서 관람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1인에게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메종 & 오브제 전시 참가 기회를 부여한다니 후회와 아쉬움이 남지 않는 전시를 하자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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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이어진 10월

작업으로 지친 새벽

전시부스계획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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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부스 계획

전시부스 디자인과 전시 계획
전시 준비의 시작은 부스 계획, OVSYSTMES 쇼케이스에서 사용한 가구를 재구성해서 홈데코테이블페어 부스를 꾸몄습니다. 3D 모델을 이리 저리 조합하고 돌려보며 최선의 배치를 찾아 봅니다. 모듈가구인 OVSYSTEMS에 중심으로 작은 가구들과 리플렛, 영상 등을 관람객의 동선을 고려해서 배치했습니다.

전시부스계획안

전시부스 계획안, 현장 작업을 위해 중요 치수를 표기

1 부스 (3m×3m) 크기지만 처음으로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자리라 욕심을 많이 부렸어요. RKRN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프로토타입을 포함하여 그간의 작업물을 챙겼습니다. 전시품뿐만 아니라 설치 작업을 위한 공구와 도구들 그리고 가구와 함께 배치할 리플렛, 소품, 영상 등 챙겨야 하는 짐들이 많았어요. 코엑스에 도착하니 대부분의 참가사는 마무리 단계… 부스에 전시된 영상, 식물 장식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고 주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꼭 보답하리라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전시를 오픈 했습니다.

전시부스 식물장식 >

1톤 화물차를 채운 전시품

설치 시작

전시 부스 플랜테리어

처음으로 고객을 대면한 자리
제품디자인 일을 해오며 어쩌면 당연하게도 ‘내 제품으로 전시 박람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했어요. 그 소망이 이루어진 시간이었습니다. 참관객일 때의 마음을 기억하며 ‘필요한 이야기만 하자’라고 다짐하고 첫날 부스에 섰습니다. 과한 설명은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생각으로 부스를 바라고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했어요. 최대한 가볍게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이기에 후회가 없었으면 했고, 초라하지 않기를 바랐고, 멋있어 보였으면 좋겠는데… RKRN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내주시니 신나서 떠들고 있는 모습을 알아차렸어요. 긴장되고 설레는 첫날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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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문을 열기 전

평일인 첫째, 둘째 날에는 바이어와 프레스 등 비즈니스를 위한 방문이 두드러진 느낌을 받았어요. 소재와 제조 과정, 제품의 내하중, 브랜드 규모, 사무실 위치, 입점 여부 등의 질문이 있었고 커스텀 제작 등에 대한 문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가는 대화 속에서 고객이 어떤 요소를 주의 있게 살피는지,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끼는지를 볼 수 있었고 현재 RKRN이 부족한 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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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마다 엽서를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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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들어온 안쪽에는 영상을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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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있는 진열장 OVSYSTEMS

부스를 가득 채운 모듈이라는 컨셉
RKRN은 ‘가구’를 키보드에서 영문 모드로 입력하면 나타나는 행태입니다. 자음과 모음 조합, 키보드의 키 조합으로 만들어진 RKRN은 모듈 가구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반영하는데요. 부스 곳곳에 이를 은근히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답니다. 한권의 카탈로그나 리플렛 대신 낱장의 엽서 형태로 만들어서 제품 앞에 각각 배치했고, 브랜드의 연락처는 🆁🅺🆁🅽 미니 명함에 인쇄해 두었OVSYSTEMST한 칸에 한칸에 하나의 가구를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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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마다 엽서를 배치

기대되는 다음
주말에는 소비자와 가까운 지인들의 방문이 이어졌습니다. 2022년 힘든 시기를 보내며 ‘나 이거 계속해도 괜찮은 건가?’, ‘이 정도면 접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내가 못 해서 그런 게 아니야’라며 근본 없는 자의식을 버리지 못했는데요. 이번 전시는 브랜드를 시작하며 정해 놓은 한 지점을 찍었기에 너무나 기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의 현재를 냉정하게 바라볼 기회였습니다. 4일의 전시 기간 밝은 모습으로 한 사람에게라도 더 RKRN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노력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속으로는 정말 재밌다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 이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의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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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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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도 지각